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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가는 남자(I AM NOT AN EASY MAN) - 나에게는 아직 어려운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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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영화 후기


이 영화는 프랑스에서 제작되었으며, 2018년 4월 13일에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 개봉이 되었다. 영어 제목은 <I Am Not an Easy Man>이고 우리나라 제목은 <거꾸로 가는 남자>이다. 영어 제목을 번역해 보자면, <나는 쉬운 남자 아니에요>로 볼 수 있겠다. 영어 제목보다는 우리나라 제목이 중의적인 표현도 담겨 있어서 마음에 든다.


거꾸로 가는 남자(I Am Not an Easy Man)



줄거리



남자 주인공 다미앵(Damien)은 길을 가다가 <라셰즈 수녀 공동묘지>라고 적혀있는 표지판에 부딪혀 잠시 기억을 잃게되고, 정신을 차리고 일어나보니 남성과 여성의 역할이 바뀌어있는 세상에 살고 있었다. 가령 남성들의 옷은 다리가 훤히 들어난 짧은 바지, 옷에 딱 달라붙는 스키니한 핏, 엉덩이에 알 수 없는 성적어필을 하는 문구가 적힌 옷 등을 입고 다닌다. 그리고 우아하게 카페같은 곳에 앉아서 커피나 차를 마시고 수다를 떨고 있다. 반면 여성들은 사회적으로 적극적인 직업을 가지고 참여를 하고있다. 소방관이나 청소부, 회사 중역 등 흔히들 직업을 떠올렸을 때 남성들이 많이 일하는 직업군에는 여성이 포진해있다.



그렇게 혼란스러워하던 다미앵은 거꾸로 변해버린 세상에 순응하기로 한다. 예를 들어 왁싱을 한다거나, 겨드랑이를 제모하거나, 외모를 가꾸는 일들을 한다. 그리고 친구의 갑작스러운 출산휴가를 대신해서 그의 직장 상사인 ‘알렉상드라(Alexandra)’ 밑에서 비서로 일하게 된다. 참고로 알렉상드라는 영화 초반부에서 다미앵이 남성중심의 사회에 있었을 때 작업을 걸려고 했던 다미앵 친구의 비서다. 그렇다. 다미앵의 세상이 바뀌면서 직업 마저도 완전히 바뀌어버렸다. 알렉상드라는 다미앵이 이전에 살았던 거꾸로 변해버리기 전 세상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거기서 영감을 얻어 책을 쓰려고 한다. 아이러니컬하게 그 세계는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이다.


다미앵은 알렉상드라와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가까워지고 알렉상드라는 책을 완성하기 위해 그와 의도적으로 시간을 보내며 이용하려고 하는데…



개인적인 감상 후기



처음에는 호기심에 영화를 보려고 했는데, 볼수록 생각을 많이 하게 만드는 영화였다. 그리고 현재 우리들이 살고 있는 세상에서 자연스럽게 보이는 모습들이 어쩌면 학습된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 가령, 흔한 드라마나 영화에서 대부분 남성이 외적으로 뛰어난 여성에게 추파를 던진다. 관계의 시작 자체가 남성주의적이었다. 그리고 여성이 먼저 남성에게 관심을 표하면 그것은 ‘굉장한’ 용기로 평가된다. 또한 다미앵이 자신을 그루밍할 때 털을 대부분 왁싱 하는데 그 장면에서 대조적으로 알렉상드라는 겨드랑이 털을 제모하지 않고 데오드란트만 뿌리는 모습을 보여준다. 남성의 겨드랑이 털은 자연스럽고 여성의 겨드랑이 털은 부자연스럽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 자체가 이미 고정된 성 역할의 개념이 생겨버린 것 같다.



영화는 180도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극단적인 반대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우리들이 나아가야 할 다양성이 공존하는 세계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는 여지를 던지고 있다. 확실히 해가 갈수록 많은 것들이 바뀌고 또한 새로운 것들이 나타나면서 그것을 받아들이고 정착화하는 것에 두려움이 없어지는 사회에서 살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우리나라는 남성과 여성의 성 역할에 대해서는 엄격한 편인 것 같다. 특히 페미니즘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면서 남성은 여성을 혐오하고, 여성은 남성을 혐오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만들어져 버렸다. 페미니즘이 정확하게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과연 우리가 살아가야 할 세상 혹은 우리의 자손들이 살아가는 세상에는 ‘성의 구분’이라는 것이 큰 영향을 미칠까?



단순히 허구가 가득한 재미있는 영화로 평가하기에, 이 영화는 보는 내내 나의 고정관념을 재확인시켜주었고 생각해 봄직한 주제를 던져준다. 영화를 보다가 장면 속에서 ‘어색함’을 느끼는 장면이 많다면 아마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남성은 남성다워야 하고, 여성은 여성다워야 한다는 고정관념에 사로잡힌 것이 아닐까. 물론 극단적인 장면들이 많기는 하지만. 쉬운 영화일 줄 알았는데 쉬운 영화는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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